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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 이야기 (2013)

파리(Paris)의 먹거리 (부제: 고마운 바게뜨)

by 브로맨스 일상다반사 2013. 2.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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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나에게 '파리'의 음식, 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게 뭐라고 묻는다면 주저없이 바게뜨를 꼽을 것이다. 달팽이 요리 에스까르고나 거위 간 푸아그라 등도 생각이 나지만 최고는 바게뜨이다. 괜히 유명 빵집 이름이 '파리 바게뜨'라 지어진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아이러니 하게도, 바게뜨를 먹거나 사며 찍은 사진은 거의 없다. 비싼 음식을 먹을 때만 카메라를 들었던 모습을 반성 좀 해야겠다. 지금 생각해보면 바게뜨만큼 고마운 음식도 없었다.

Charles Michels 역 부근의 Monoprix 마켓

여행 가이드책들에서 나오는 것처럼, 오직 바게뜨 하나로 명성을 떨치는 가게들이 있다. 매년 바게뜨 대회를 열어서 우승한 쉐프는 1년간 대통령이 머무는 엘리제 궁에 바게뜨를 공급할 수 있다. 우승한 쉐프가 있는 블랑쥬리(브랑제리, 혹은 빵집)을 방문해서 바게뜨를 먹어보는 것도 좋겠다. 여행하는 동선 중간에 끼워서 말이다.

위 사진은 내가 바게뜨를 많이 사먹은 곳 중 하나인 monoprix (모노프리) 마켓이다. 파리에 다녀온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오고가고 하며 한 번 쯤 봤을 법한 대형 슈퍼 같은 건데 여행자로서 이런 곳은 그냥 지나칠 수 없다.

바게뜨도 열 가지가 넘는 종류가 있는데 꽤나 많이 먹어본 것 같다. 그냥 흔히 알고 있는 그런 바게뜨부터 검은 깨(?)가 뿌려진 것도 있고 이것 저것 많이 먹어보는 걸 추천한다.

나는 모노프리에서 빵을 고르는데, 마침 현지에 사시는 한국 분이 도와주셔서 바게뜨를 추천받아서 살 수 있었다. 추천 받은 것 중 하나가 검은깨가 있는 바게뜨였다.

현지의 바게뜨는 뭔가가 다른 것이 있을 거라 생각하고 샀는데 첫 느낌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한국에서 느꼈던 그 딱딱함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먹다 보면 그 차이를 느낄 수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 속은 촉촉하며 부드러움이 있다는 것이다. 

한 번 맛을 느끼면 파리 여행 내내 바게뜨와 붙어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매끼 바게뜨만 먹고 살 수는 없지만 바게뜨 샌드위치나 그냥 바게뜨로 끼니를 해결한 적도 많은 것 같다. 마켓에서 통조림을 사서 바게뜨와 같이 먹어도 든든한 한 끼 식사를 먹을 수가 있다.

바게뜨가 좀 질린다 싶은 날에 오븐에 구워 먹었던 모노프리표 냉동 피자. 바게뜨와 더불어 잊을 수 없는 맛이었다. 맛있어서 허겁지겁 먹느라 사진에 젓가락도 나오고 난리났다.

몇 번이고 말하지만, 대형 마켓은 여행자들의 오아시스 같은 존재인 것 같다.

물론, 파리에는 훌륭한 레스토랑(몇 개 가보지는 못했지만..)도 많다. 윗 사진은 그 중에 인터넷 검색을 통해서 갔던 세라팡(Seraphin)이라는 레스토랑에서 먹은 양고기 앙뜨레이다. 미디움으로 주문했는데 생각보다 많이 익혀져서 나왔다. 인터넷 후기들에서는 맛집이라고 나와 있던데 개인적으로는 별로였다.

전채요리로 도전해 봤던 푸아그라. 어떻게 먹을지 고민하다가 종업원에게 물어봤더니 위의 지방을 걷어내고 빵에 발라 먹는거라던데 정말 잊을 수 없는 맛이다. 그 때의 느끼함이 아직도 생각나는 듯 하다. 비싼 값을 생각해서 거의 다 먹긴 했지만, 다시 내 돈을 내고 사먹지는 않을 것 같다.

가난한 자의 보급형 마카롱 from 모노프리

이 사진은 전문 빵집에서는 비싼 가격에 못 샀던 마카롱을 모노프리에서 샀던 것이다.

너무 달다... 다음 번엔 제대로 된 마카롱 한 번 사먹어 봐야겠다. 바게뜨 예찬론으로 포스팅이 길어져서 초콜렛은 파리의 기념품 편에서 쓰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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