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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 이야기 (2013)

피사(Pisa)와 여행에 대한 생각

by 브로맨스 일상다반사 2013. 4.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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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사의 사탑을 배경으로 포즈를 취하는 관광객들

피사에 가야 할까? 피렌체에 도착해서 피사에 가야할지 말지를 고민을 많이 했다. 시간은 한정돼 있고 가보고 느끼고 싶은 곳은 많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고민이었다. 결국, 죽기 전에 언제 보겠냐며 시간을 쪼개서 들르기로 했다.

피사에도 호스텔이 있긴 하지만 주로 관광객들은 피렌체에서 기차를 타고 잠시 들렀다 오는 경우가 많다. 피렌체에서 피사까지 왕복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2시간 남짓인데 반해서, 막상 가면 피사의 사탑 말고는 볼 거리가 별로 없는게 사실이다. 그렇지만, 피사의 사탑은 세계 7대 불가사의 중의 하나로 (건축학적으로 보면 실패에 실패를 거듭한 작품이라고 볼 수 있지만), 기울어진 그 모습 하나만으로 수많은 관광객들을 끌어들인다. 탑을 볼지 말지는 개인의 선택에 달려 있다. 

피사에 다녀 오면서 여행에 대한 많은 생각이 들었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재미난 사진들을 찍어보시길 바란다.

사실, 내가 초반에 계획한 유럽 여행은 이런게 아니었다. 흔히 어르신들 하시는 여행처럼 버스타고 다니며 내려서 30분 동안 사진찍고 다음 장소로 이동하는 '찍고 찍고 여행'만은 지양하자고 생각했다. 한 달이라는 기간 동안 서너개의 나라만을 구석구석 돌아보고, 호스텔에서 외국인 친구들을 사귀고, 느긋하게 여행하는게 목표였다. 계획을 짜다보니 다른 곳도 가고 싶고, 왠지 안 가보면 후회할 것 같은 마음에 방문 국가가 늘어가고, 계획은 타이트해졌다. '찍고 찍고 여행'은 하지 않았지만.

나는 관광과 여행의 차이를 '계획'이라는 기준에서 나누고 싶다. 관광은 미리 계획을 세우는 것이고, 여행은 발걸음 닿는 곳으로 나그네처럼 즐기는 것이라 생각한다. 내 생각은, 짧게 방문했다가 다음 장소로 이동하는 관광이 꼭 나쁘다고 할 수는 없는 것 같다. 관광과 여행의 차이에서 어느 한 쪽이 낫다고 할 수 없듯이 방식의 차이일 뿐이니까 말이다. '관광'적 측면에서 본다면 자신이 계획한 관광지를 잘 느끼고 오면 성공적인 것이고, '여행'적 측면에서는 무계획적으로 나름의 행복을 찾았다면 성공이다.

유럽을 다니다보면, 한국 사람들에 비해 외국인들은 상당히 느긋함을 볼 수 있다. 자신의 나라와 그리 멀지 않아서 재방문이 한국 사람들보다는 쉽다는 것도 이유에 들어갈 수 있겠다. 10시나 11시쯤 부시시 일어나서 브런치를 먹고, 서너시쯤 여유 있게 한 군데 다녀오는 친구들이 많았다. 저녁에는 클럽이나 펍 등으로 놀러 나간다. 나의 경우에는 첫 유럽 여행인지라 여기저기 보려는 욕심이 많아서 부지런히 다녔다. 정말 값지고 행복한 시간이었고 후회는 없다. 그렇지만 현지인이나 관광객들과 많이 어울리지 못했다는 조금의 아쉬움이 남기 때문에, 다음 번에 간다면 그 때는 유러피안의 마인드로 느긋하게 즐길 생각이다.

머리 속에 정리되지 못한 두서없는 글을 마친다.

+ 위의 사진처럼 피사의 사탑이 '사탑(斜塔)'이 아니라 그냥 곧은 '탑(塔)' 이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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