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 박물관의 두 거장. 왼쪽이 미켈란젤로, 오른쪽이 라파엘로.
바티칸에 가기 위해 일찍 일어났다. 여름 성수기에는 늦게 갈수록 사람이 한 없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베르사유에 갔을 때 확실히 느꼈다. 입국 심사대를 거치기 전에 바티칸의 두 거장이 입구를 지키고 있다. 줄을 서 있다보면 1유로에 사진 엽서 20장 묶음을 파는 사람이 있는데, 꼭 엽서를 보낼 건 아니라도 기념품으로 싸고 좋은 것 같다. 사실, 친구들이 선물 달라고 하면 몇 장씩 줘버리려고 샀다.
입국 심사대를 통과할 때, 원래 백팩은 따로 맡기도 들어가야 한다. 그렇지만, 다른 한국인 관광객들이 부피를 줄여서 손에 들고 들어가면 된다는 조언을 해줘서 번거로움 없이 그냥 통과할 수 있었다. 바티칸은 하나의 나라이긴 하지만 수많은 관광객들이 다녀가기에 여관과 비자는 필요하지 않다.
솔방울 광장 중앙의 조형물
이번엔, 대영 박물관에서도 베르사유 궁전에서도 하지 않았던 투어를 신청했다. 무리지어서 뭉쳐 다니는 걸 좋아하진 않지만, 무지함을 채워줄 가이드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결론은, 웬만해선 꼭 투어를 신청해서 듣기를 추천한다. 배경 지식이나 설명 등, 아는 내용도 있긴 했지만 정말 큰 도움이 돼서 좋았다.
벨베데레의 뜰에 있는 <라오콘> 상. 기원 전의 작품이지만 만든 이들의 이름이 전해진다. 천 년 넘게 앞선 세 명의 예술가들이 이런 정교한 표정과 근육을 표현했다는 사실에 미켈란젤로를 비롯한 수많은 예술가들이 이 작품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팔이 부러진 상태로 발굴되어 복원할 팔의 모습을 정하는데만 50년의 시간이 걸렸다(두 번째 사진). 원래는 팔이 위로 뻗은 자세로 붙여져서 5백여년 간 있었다가, 뱀에 의해 조여지는 사람의 팔은 고통스러워하며 뒤로 꺾이는 것이 맞다는 반론이 받아들여져서 위와 같은 모습이 됐다. 작품 복원에 이탈리아 사람들이 얼마나 신중을 기하는 지를 알 수 있다.
벨베데레의 아폴론은 다리 부분이 복원 작업 중이라 전체 모습을 볼 수는 없었다. 강인한 근육질이 아닌 매끈한 몸의 8등신 청년으로 아름다운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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