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여행 이야기 (2013)

로마(Rome)에서의 포식

by 브로맨스 2013. 6. 21.
반응형

파리에서 이탈리아로 넘어오며 음식이 좀 더 익숙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아무래도 한국에서 스파게티, 피자를 먹을 기회가 많았기 때문이다. 위의 사진은 현지인에게서 추천을 받았던 식당을 갔는데 이름은 생각이 안나고 위치만 어렴풋이 기억이 난다. 식당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저 레스토랑은 웨이터가 영어를 거의 못했다. 그래도 이래저래 먹고 싶은 것들을 시켰다. 봉골레와 까르보나라. 한국에 있을 때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처음 가면 왠만하면 까르보나라를 먹어보는 편이다. 

까르보나라는 한국에서 먹었던 것보다 국물이 거의 없었다. 치즈 가루를 듬뿍 넣어서 짭잘하니 맛있었다. 봉골레는 평소에 먹어본 것과 비슷한 느낌. 친구는 먹어본 봉골레 중에 최고라 평했다. 사진 우측의 빵은 먹으면 2유로를 낸다는 것을 몰랐는데 국물에 찍어서 맛있게 먹었다. 만족할만한 식사라 팁도 평소보다 더 줬던 것 같다.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바페토 피자집. 시간을 잘 맞춰가길 바란다. 장사는 저녁 7시 반부터 시작한다. 점심은 모르겠다. 사실 저기 말고 다른 가게에서 먹어도 웬만하면 다 맛있다. 알리오 올리오도 먹어보고, 과식할 정도로 두꺼운 라자냐도 먹어보고, 들어가는 재료만 보고 이름 모를 메뉴도 시켜보고 했는데, 그 중에서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은 역시 '나폴리 피자'이다.

마르게리따 피자와의 거의 유사하지만 차이점은 멸치(anchovy)가 들어간다는 점이다. 이게 상당히 우리네 새우젖과 비슷한 염도를 가지고 있어서 피자가 상당히 짜다. 다른 블로그들을 보다 보면 비추천 음식에 당당히 자리잡고 있으니 먹기 전에 신중히 재고해보는 게 좋다. 나는 모든 음식을 잘 먹는 편이기에 남기지 않고 먹긴 했는데, 한국의 두꺼운 피자가 잠시 생각나는 순간이었다. 

해가 지고 광장 주변의 가게들에는 하나둘 불이 켜진다. 낮보다 열기가 가신 야외 테이블에는 손님들이 들어찬다. 야외석을 보면 냉방 대신에 가습기와 비슷한 장치가 있다. 물을 작은 입자로 뿌리면 선풍기가 골고루 시원함을 느끼게 해준다. 저녁엔 가게 밖에 앉아서 분위기를 만끽하는게 좋다.

광장의 악사들. 야외 테이블에 앉아서 일행과 식사를 하고 있던 노신사는 그들에게 동전 대신 지폐를 건냈다. 노신사가 자리로 돌아가자 악사들은 연주하던 음악을 멈추고, 이내 생일 축하곡과 신청곡 같은 팝송을 연주해준다. 손을 꼭 잡고 부인의 생일을 축하해주던 신사의 얼굴이 아직도 기억이 난다.


+ 로마 테르미니역 부근, 100년 이상의 전통을 가지고 있는 젤라또 가게 파씨(Fassi)는 꼭 가보길..


반응형